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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감동이 새로운 예술, 우연히, 웨스 앤더슨, 오기사 오영욱이 그리는 건축

by mono_f 2023.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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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웨스 앤더슨 / 오영욱 오기사 일러스트

오늘은 여행을 주제로 여행의 감동이 주는 영감으로 탄생한 예술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여행 중에 우연히 발견하게 된 웨스 앤더슨의 느낌을 사진으로 남기고 공유하면서 시작된 우연히, 웨스 앤더슨 프로젝트 그리고 오기사 오영욱이 그리는 건축 이야기까지 가볍게 포스팅해 보겠다.

여행의 감동이 새로운 예술 (ft. 웨스앤더슨, 입생로랑) 

영감의 원천이 되는 여행은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 낸다. 유명 영화감독들이나 작가들은 노트북 하나만 들고 세계 각지를 돌며 원고 작업을 하거나 새로운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정말 부럽다. 내가 갈망하는 삶... 나도 그렇고 패션 브랜드에서 항상 시즌 기획을 할 때  낯선 여행지에서 얻은 영감으로 콘셉트를 정할 때가 많다. 낯선 곳의 컬러, 향기, 햇살 등이 주는 그 지역 특유의 색감이 영감의 원천이 된다. 모로코 여행 시 꼭 추천하는 장소로 이브 생로랑 박물관과 마조렐 정원을 꼽는다. 입생로랑의 유해가 뿌려진 곳. 이브 생로랑은 1960년대 모로코에 처음 방문하고 그 도시의 특별한 색감에 빠져 그의 연인 피에르 베르게와 함께 집을 사들이고 자주 시간을 내 그곳에서 지냈다. 모로코는 그에게 색감을 가르쳐 준 곳이다. 그리고 웨스 앤더슨, 마틴 스콜세지가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아티스트, 그의 미장센은 하나의 장르가 되어버린 그는 사생활 노출을  철저히 차단하기로 유명한데 그도 현재 낯선 파리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언어를 모르는 낯선 곳에 자신을 두고 그 안에서 자신의 내면에 몰두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실제로 체코 여행 중 카를로비 바리라의 Grand Hotel Pupp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이게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떠나는 이유다.

 

예술이 된 우연히, 웨스 앤더슨 Accidentally Wes Anderson(AWA) 

우연히 웨스 앤더슨: 지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장소를 탐험하는 뉴욕의 아티스트 집단 Accidentally Wes Anderson(AWA)이다 2017년 미국 브루클린에 거주 중인 월리와 아만다 코발(Wally & Amanda Koval) 부부가 여행 계획 버킷리스트를 구상하며 웨스 앤더슨의 영화와 비슷해 보이는 장소의 사진을 보고 그곳을 찾아 나서며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탐험해 찍은 사진들을 인스타에 올리면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제보도 받으며 서로 네트워크를 다지며 소통하고 있다. 현재 173만이 넘는 팔로워들이 모인 AWA는 이 '모험가'들과 이 탐험을 나누면서 세계 각지의 아름다운 곳과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들의 삶이 헤아릴 수 없이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여행의 발견은 그런 것 같다. 우연히, 어쩌다, 즉흥적으로 그렇게 예상 못 한 우연으로 우리를 감동시키고 그 감동을 나누고 싶어 하고 그러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을 만들고 그렇게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진짜 웨스 앤더슨은 '우연히, 웨스 앤더슨' 책의 서문에 이 사적 모임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자신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들이 이 특이하고 매혹적인 풍경들, 예외 없이 거의 본 적 없는 장소와 사물들을 찍고 공유해 준 것에 대해 솔직히 자신이 진짜 찍고 싶은 것들이라며 특별한 여행 가이드라고 말했다. 작년 이맘때 그라운드시소 성수 뮤지엄에서 열린 사진전에 다녀왔다. 공간마다 AWA 모험가들의 사진들을 감독의 컬러를 옮겨온 파스텔톤에 소제목들을 달아 큐레이팅한 것부터 그가 만든 영화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고  사진 속 낯선 장소와 영상에 담긴 동선을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내가 그들과 같이 기차여행 중에 있다는 착각이 들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막 솟구치는 영감으로 카메라를 들고 당장 나가 탐험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보는 것마다 직접 보고 싶어 버킷 리스트에 넣다 보니 20곳도 넘어서 마음이 자꾸 조급해지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독특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가 사는 동네를 돌아다니든 여행지를 다니든 웨스 앤더슨의 작품과 같은 곳을 발견할 수 있다는 월리 코발의 말처럼 우선 우리 주변부터 위트 있게 바라보며 탐험해 보는 건 어떨까?

오기사 오영욱이 그리는 건축  

한때 라인 드로잉에 빠져서 살던 때가 있었다. 여러 작가들의 라인 드로잉을 보다가 내가 또 좋아하는 건축을 스케치한 건축가 오영욱의 책을 보게 되었다. 난 여행을 좋아하는데 여행지는 휴양지보다는 특별한 건축물이나 뮤지엄들이 있는 곳들을 선호하는 편이고 내 카메라 메모리 칩의 지분은 70% 이상이 사람이 아닌 그 건축물들이다. 오기사 오영욱이 그린 건축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그 책 안엔 스페인의 사랑 천재 아티스트 가우디의 유니크하고 경이로운 건축물과 거리들의 사진, 그리고 그곳을 드로잉 한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 작고 소소한 스케치로 설명된 여행 첫날을 따라 그의 일상 속에 들어가다 보면 '행복한 오기사의 스페인 체류기'라는 부재처럼 정말 행복했을 거라 느껴진다. 보고 있는 나도 행복했으니깐. 여행책들은 여행지의 장소들을 가이드한다는 느낌으로 쓴 간단한 소개글과 사진으로 채워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내겐 매거진을 보는 느낌이 강한데 이 책은 책을 보는 내내 그림 같은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그것도 그림, 진짜 그림으로 나의 상상이 그려져 있다. 그도 본업보다는 이 부업이 본업을 넘어서 삶의 중심이 되어버린 것 같다. 하지만 건축이 아닌 새로운 그림의 세계로 사람들 감동시키고 있으니 여행지에서 얻은 영감의 기록들이 만든 또 다른 아름다운 아트의 세계다. 책 속에 그는 바르셀로나에 다녀간 사람 중 가장 불쌍한 경우는 1주일만 머물다 가는 거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바르셀로나의 매력에 빠질 무렵인 1주일 즈음에 떠나야 하기 때문이라고... 일상이 바쁘고 삶이 나를 여유 없이 각박하게 만들어가고 있지만 한 달 아니다. 아쉬울지언정 일주일이라도 시간을 내서 바르셀로나로 떠나고 싶다. 아쉬움은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게 만드는 동력이 되니깐. 여러 곳을 조급하게 다 방문하기보다 꼭 가보고 싶은 한 곳만 일주일 동안 보면서 그곳의 사람들의 일상을 같이 누리고 싶다. 그러면 나에게도 무언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지 모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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