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렌드를 좀 안 다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 Y/ Project가 있다. 이 브랜드의 크리에이터 디렉터가 글렌 마르탱이다. 너무나 내가 좋아하는 데님을 잘 푸는 디자이너이기에 꼭 한번 소개하고 싶었다. 오늘날 가장 핫한 주가를 날리고 있는 그의 영감의 원천과 디자이너의 삶, 그리고 그의 디자인이 시작된 곳 앤트워프 왕립 예술 학교, 장 폴 고티에 패션 하우스에 대해 포스팅해 보겠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글렌 마르땡의 영감의 원천
Glenn Martens 그의 스타일을 보면 Y2K에 살던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그 무드를 너무 잘 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그의 영감의 원천이 무얼까? 그가 맡고 있는 브랜드만 해도 지난번 포스팅한 Y/ Project뿐 아니라 Diesel, 그리고 한 시즌이지만 2022년 spring 장 폴 고티에 오뜨 꾸뛰르까지 정말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써도 모자랄 스케줄이다. 디자이너의 시간은 브랜드의 컬렉션에 철저히 맞춰져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이렇게 여러 브랜드 그것도 럭셔리 하우스의 컬렉션과 오뜨 꾸뛰르까지 동시에 한다는 건 정말 우리와는 다른 시간의 저항을 받는 게 분명하다. 탈 인간계? 그러면서도 어떻게 자신의 독창적인 영감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에 조화롭게 녹여내며 좋은 호평과 찬사까지 받을 수 있는지..! 그가 정말 궁금하다. 글렌 마르탱은 벨기에 브루게(Brugge) 출신이다. 그가 말하는 브루게는 현대적이지 않지만 14세기 중세의 많은 문화유산이 있는 곳이라 한다. 오픈된 야외 박물관 같은 곳. 그곳에서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아버지가 뮤지엄, 교회, 고성에 데려가 아서왕 줄리어스 시저, 마리앙트와네트, 나폴레옹, 엘리자베스 1세 등 역사적 인물의 얘기를 재미있게 풀어주셨다고 한다. 역시 자녀를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는 방법은 동서양 다를 바 없는 듯. 사방이 박물관 같은 환경 속에서 아버지의 그 스토리까지 더해지면서 얼마나 많은 상상을 하며 자라왔을지 알 듯하다. 그의 영감의 원천은 어렸을 때의 이 추억들이고 파격적인 상상력도 이때 이미 몸으로 익혀진 듯하다. 그리고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에서 얻은 것들이 지금 자신을 버티게 해주는 든든한 자원이라 한다.
장 폴 고티에
그는 참 영리한 것 같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잘 아는 것 같다. 그리고 운이 좋은 건가 잘하는 것, 잘 풀 수 있는 것이 그의 독창적인 색깔을 잘 드러나게 해 주고 또 Y2K 지금의 트렌드와도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진다. 그의 디자인은 확실히 독창적이고 실험적이다. 모든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의 커리어가 말해주듯 기존의 패션신에서 하고 있는 관행을 파괴하고 새로운 미학을 개척해 나가는 부분에 있어 그가 거쳐왔던 패션 하우스에서의 경험이 한몫을 하는 것 같다. 그 커리어에 장 폴 고티에가 있다. 그는 학교 졸업 후 장 폴 고티에 여성복 남성복 라인에서 주니어 디자이너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때의 인연이 2022년에까지 이어져 2022 spring 꾸뛰르 라인의 디렉터를 맡게 된다. 그는 한 번 일해 봤기에 다시 돌아가는 건 쉬웠다고 한다. 주니어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고티에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는 그곳을 장 폴 고티에 사관학교라고 부른다. 컬처 클럽이나 꾸뛰르에서 데님을 쓰는 방법을 배우고, 생각하는 방법, 걱정하지 않는 방법, 오픈 마인드, 아름다움에 대한 기존 관행을 부수는 방법 등 을 배웠다고 한다. 난 그중 생각하지만 걱정하지 않는 법, 오픈 마인드를 배운다고 하는 부분이 정말 신선했다. 당장 도입해얄 할 것 같다. 그의 말처럼 꾸뛰르는 런웨이 올리기 1분 전에 마무리된다 할 정도로 급박하게 흘러가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지만 흔한 일이라며 웃어넘긴다. 이 마인드가 그가 여러 브랜드를 풀 수 있는 이유인 것 같다.
엔트워프 왕립 예술 학교
그가 패션을 공부한 곳은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 예술 학교다. 앤트워프는 1663년 유럽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세계 탑 3의 예술 학교이다. 이곳을 알린 디자이너로는 제일모직의 수장이었던 이서현이 애정했던 앤 드뮐미스터와 드리스 반 노튼, 월터 반 베이렌 통크 등 앤트워프 식스라 불리는 6명의 해체주의, 실험적 디자인의 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있고 마틴 마르지엘라와 베트멍을 론칭한 뎀나 바잘리아 역시 이곳 출신이다.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한 분이 있다. 바로 복면가왕의 마스크 디자이너 황재근 디자이너도 이곳 출신이다. 이곳은 그 네임 밸류에 비해 학비가 저렴한 편이라 우리나라 학생들도 많이 가는 곳인데 빛나는 재능이 있는 학생들에 학과 과정은 개인의 정체성 확립과 취향 계발에 아주 강하다고 아름다운 개성과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곳이라 한다. 그러나 입학의 몇 배로 어려운 졸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학년별 유급제도 등 학생들을 혹독하게 트레이닝시켜 졸업생이 입학 정원의 10% 밖에 안 되는 곳으로 악명 높다. 글렌은 한 인터뷰에서 그곳에 대해 "무척 힘들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버텨내야 하죠. 힘든 시기에 저는 신경쇠약이 오기도 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는데, 그곳에서 배운 교훈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난 어쩌면 이 트레이닝이 현실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리얼 현실이다. 아니 사회에 나오면 더 혹독한 평가와 리뷰가 있다.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3D 직종이다, 우아함을 가장한 오리다. 끊임없이 생존을 위해 잠이나 자신의 시간 따위는 포기해야 한다. 그러니 육체적 건강은 필수 요건이고 또 무한 경쟁, 시기, 질투에 덜 예민할 수 있는 무심함과 멘털도 필요하다. 급격한 피라미드 구조이니 어쩔 수 없다. 그 안에서 그렇게들 장희빈을 찍는다. CD자리를 위한 패션 궁중의 서스펜스, 시기, 질투, 모략과 암투가 당연시되는 곳이다. 성공해도 건강과 젊음을 잃을 수 있다. 마인드는 빼고. 그러나 타고난 재능과 섬세함, 끼가 넘치고, 패션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인해 인생을 한 번은 걸어 보고 싶다면 모든 예술이 그렇듯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도저도 아니라면 흠... 주변에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이 현실적 조언은 꼭 알려줬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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