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즐기는 클래식은 어떤 스타일일까 오늘은 다시 런웨이에 등장한 영원한 불변의 시크, 르 스모킹 룩에 대해 포스팅해 보겠고, 그 르 스모킹의 창시자 이브 생 로랑의 디자인의 영감에 대해, 그의 타계 후 개봉한 다큐 영화 라무르에 대한 리뷰도 함께 포스팅해 보겠다.
2023 새롭게 클래식 즐기기( feat. 슬림 타이)
패션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로 어김없이 돌아오는 New Season마다 끊임없이 NEW NEW를 외치는 패션계지만 그 안에서도 불변의 법칙은 있다. 언제 봐도 언제입어도 중간 평타는 치는 그러면서 입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더해 개성 있는 연출이 가능한 클래식. 누가 클래식이 고루하다 했냐 이번에 알렉산더 맥퀸과 돌체 앤 가바나만 봐도 잘 테일러링 된 블랙 슈트에 화이트 셔츠와의 매치만으로도 우먼 파워가 느껴지면서 시크하다. 그리고 거기에 블랙 슬림 타이까지 매치한 착장은 정말 군더더기 없는 New Classic의 정석이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런웨이에 등장한 블랙 슬림 타이가 너무 반가웠다. 얼마 전 송혜교가 기자 간담회 때 루즈한 화이트 셔츠에 블랙 슬림 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그 모습이 딱 2000년대 초 중반에 트렌드였던 착장이었다. 블랙 슈트에 슬림한 타이를 매는 스타일링은 남녀 모두에게 사랑받은 착장이었다. 그 당시 소지섭에 원빈 강동원 조인성 등 스타일 좋은 남자 연예인들은 거의 다 이 좁은 타이를 맸다. 지난번 에이브릴 라빈에 대해 포스팅할 때 언급하기도 했지만 꼭 화이트 셔츠가 아니어도 슬림 타이는 맸다. 골지 탑에도 느슨하게. 좁은 타이를 목에 매는 것만으로 성에 않차 좁고 긴 머플러를 목에 여러 번 두르기까지 했다. 그런 뉴 클래식이 다시 Y2K chic로 등장했다. 이번 르 스모킹 룩에 자신의 개성을 더해 재킷 대신 슈트와 같은 질감의 베스트를 매치하거나, 구찌처럼 크루넥 캐시미어 풀오버를 함께 입어도 멋지고 센스 있는 타이 연출이든 코르사쥐나 볼드한 네크리스를 더한다면 더 스타일리시해질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이 착장엔 앞코가 뾰족한 스틸레토 힐을 추천한다.
영화 라무르 리뷰: 이브 생 로랑의 영감
10여 년 전 이브 생로랑이 타계하고 몇 년 후 개봉했던 '라무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다. 이때 디자이너로서 고뇌하고 모로코의 마조레 정원의 이국적인 풍경에 영감을 받아 스케치에 몰입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은 무엇에 영감을 받고 어떻게 적용해서 어떤 과정으로 작업을 하는지 그런 것들이 항상 궁금해 이런 다큐멘터리를 보게 된다. 평면의 종이에 그려진 그의 일러스트에서 진짜 생동감이 느껴졌고 그 디자인이 그대로 구현되어 무대 위에 서 있을 때 정말 환상적이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화려한 트라이벌 한 무늬의 의상들이 모델들의 무빙과 함께 펼쳐지는 모습에 매료되었다. 나에게도 그의 영감이 전이되는 느낌이었고 나도 막 무언가 스케치를 하고 싶어 종이를 찾았던 기억이... 다시 생각나니 부끄럽다. 디자이너로서 그런 그의 재능이 너무 부럽고 갖고 싶었지만 사실 정말 닮고 싶은 것은 그 영감을 실현시키는 추진력, 그 열정이다. 물론 그의 곁엔 조력자 피에르 바르제가 있었지만 한 분야에서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것 말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 없었다.(아니지 '그것만큼의 재미'지.) 평생 가장 좋아하고 그것을 할 때가 제일 재미있고 그래서 하루 종일 그것만 생각한다. 그래서 취미가 따로 없다." 그 말을 들으면서 '찾았다. 내가 천재가 못 되는 이유!' 다방면으로 관심이 너무 많은 나의 주의 산만함 때문이었구나! 아님 난 아직도 나의 적성을 찾고 있는 중인 듯싶기도.. 어쨌든 그 말에서 그들의 완벽주의가 느껴진다. 그런대로 소소한 재밋거리를 위한 취미가 아닌 자신이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또 다른 것을 찾는 느낌이 들어 무엇을 하든 완벽해야만 하는 스타일들이구나 싶다. 그래서 탑의 위치에 있는 거겠지만.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창조해 내야 하는 아티스트로서 그 고통은 물론 벅차고, 외웠겠지만 그래도 그는 디자이너로서는 참 행복했겠다 싶다. 살면서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최초의 여성용'이 단어의 '최초'라는 수식어를 가진 아티스트는 몇 안 될 뿐 아니라 당대에 그 빛과 영광을 모두 누렸으니.. 생로랑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영화 '라무르' 추천한다. 르 스모킹 룩과는 또 다른 매력의 컬러풀하고 트라이벌 한 아름다운 프린트물들의 향현에 압도될 거다. 그리고 그의 멋진 예술품들로 가득한 하우스와 작업실, 모로코의 이국적 풍경은 덤. 글을 쓰다 보니 일기가 되어 버렸네....
클래식의 대명사 르 스모킹
클래식 룩의 대명사 르 스모킹은 이브 생 로랑의 가장 혁신적 디자인 여성용 턱시도를 지칭하는 프랑스어다. 이브 생 로랑 하면 르 스모킹 말고도 몬드리안 드레스 트라페즈 라인, 그리고 프레타포르테 라인을 만들어 기성복의 시대를 열기 시작한 것 등 역작들이 많지만 그중 르 스모킹이 단연 최고다. 르 스모킹의 정의는 단순한 여성용 턱시도 슈트를 지칭하는 것만이 아니다. 큰 정의는 여성의 성해방을 위한 인권 혁명이라는 것이다. 여성의 정체성을 재정립한 그를 난 그를 젠더리스 룩의 창시자라고 말하고 싶다. 단지 바지 슈트 하나로 그렇게 칭하는 건 오버다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깊이를 알면 모두 인정할 것이다. 여성에게 그저 우아하고 조신함을 요구하며 구속하던 시절에 남성과 대등한 사회인으로서 살아갈 파워 있는 여성상을 그리며 이 슈트를 디자인했다. 그런 시대에 여성에게 팬츠를 입힐 생각을 했다니 천재다. 팬츠가 빠진 여성의 룩이라니 생각만 해도 불편하고 답답하고 지루하지 않나?! 여성에게 다양한 스타일링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 그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그때 그는 이미 예견한 건 아닐까. 사회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전문가로서 인정받으며 영향력을 갖고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의 모습을. ' Yves'는 그 이름 그대로 'eve'가 되고 싶었던 갈망이 컸던 걸까? '라무르 '속 그의 모습에서 갈망이 느껴졌다. 보통 동성애자 게이는 여성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하고 그 모습을 갈망한다면 그는 여성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고 싶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스키니 한 체형에 잘 재단된 슈트를 입은 그의 모습도 그리고 드레스를 입은 그의 모습에서도 우아함이 느껴졌다. 오늘날 우아하고 도도한 커리어 우먼의 모습이 그에게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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