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K-POP 아이돌의 착장에서 보게 된 브랜드가 있다. 내가 너무나 사랑했던 데님 DIESEL 그 아이를 다시 보게 되다니.. 진짜 대단했던 2000년대 그 디젤의 이야기를 해보자. 디젤의 시작과 2000년대 얼마나 핫했는지 우리가 얼마나 추앙했는지 그리고 현 Y/Project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글렌 마틴스와 함께 다시 돌아온 2023년의 DIESEL까지 포스팅해 보겠다.
실험적 디자인의 명가 DIESEL의 시작
이 실험적 디자인 진의 명가 DIESEL의 시작은 너무 평범하다. 78년 렌조 로소가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 몰텍스를 인수하고 이름을 디젤로 바꾸면서 시작됐다. 렌조 로소는 데님에 진심이었고 데님의 신소재 개발을 위해 직접 학교에 다니면서 배우기까지 했다고 한다. 우리가 디젤을 사랑하는 이유 중에는 그 탄탄한 퀄리티와 데님 소재를 이용해 타 브랜드에서 시도하지 않은 많은 실험적 시도를 한 점에 있다. 디젤의 슬로건 "FOR SUCCESSFUL LIVING"처럼 그의 바람대로 성공했다. 아니 대박을 쳤다. 그는 막대한 성공을 기반으로 2002 OTB(only the brave)를 설립해 현재 여러 개의 스트리트와 고급 유럽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데, OTB 그룹은 실험적인 하이엔드의 대표, 메종 마르지엘라뿐 아니라 마르니, 아미리, 빅터&롤프, 디스퀘어드 2, 파울라 카데미토리를 인수했고 2021년엔 드디어 가장 정제된 럭셔리 미학의 결정체 질샌더까지 인수했습니다. 이탈리아의 LVMH의 꿈의 실현이 멀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럭셔리 명가를 꿈꾸느라 그랬나 디젤은 2010년대를 넘어오면서 그 명성이 무색해질 만큼 쇠락해 재정 위기까지 겪기도 한다. 뭐든 초심을 잃고 딴 주머니를 차기 시작하면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찌 보면 렌조 로소는 더 큰 꿈이 있는 brave 한 사람이니 OTB 그룹이 차츰 안정되어 가고 다시 불기 시작한 Y2K 트렌드 붐을 타고 슬슬 디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00년대 DIESEL마니아의 탄생
2000년대의 디젤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죠 그 대단한 인기만큼이나 디젤의 데님은 탄탄한 소재에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얼마나 대단했는지에 대한 설명에 "디젤 매니아"라는 커뮤니티가 빠지면 안 된다. 100만 명이 넘는 커뮤니티가 됐으니.. 지금의 유튜브로 따지면 골드 버튼 초대박이죠. 그 반향은 지금의 우리나라의 아더 에러, 앤더슨 벨쯤 될까. 실험적이고 자신들만의 유니크한 아이덴티티가 있는 디자인. 디젤은 20대뿐 아니라 40대까지 팬층이 정말 두터웠다. 그리고 데님 브랜드이지만 우븐, 져지, 니트 아이템들도 그 못지않게 실험적이고 이태리 다운 아기 자기 한 섬세함, 유니크한 디테일들이 있어 남녀 가리지 않고 좋아했습니다. 대표적인 라인 타나즈 데님처럼 총알 워싱이나 도밍고, 크리지도 멋져서 그 당시 항상 힙 중간까지 걸쳐 입는 남성들의 핏에 자연스러운 주름을 만들어주면서 멋졌고 브리치에, 컬러 다잉은- 모두 다 인정하는 이태리 컬러감. 그 감도는 정말 따라가기 힘들다. 컬러 데님뿐 아니라 저지, 니트에도 번 아웃 홀치기 나염 등 다양한 디테일들을 넣고 빈티지 워싱, 총알 워싱까지 추가한 그 유니크한 빈티지함의 아름다움이란... 그리고 우븐의 절개 디테일이나 핏도 말해 모해! 그리고 또 데님 재킷을 뛰어넘는 집업 점퍼, 야상들. 그 아이템들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금속 부자재들까지 그때 또 디젤의 배꼽 스냅에 리벳까지 정말 내셔널 브랜드들이 가져다 개발에 나서고 난리였음. 그전에 엠포리오 아르마니스런 정갈한 스타일의 집업을 입었지만, 아방가르드 한 절개에 아웃터의 워싱, 가죽의 워싱까지 해체주의 그런지 룩 시대의 도래, 그 중심에 디젤이 있었다. 기존의 데님 브랜드들이 하던 스타일들을 거부하고 유니크한 디젤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갔기에 디젤의 이름 앞에 항상 "실험적인"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2023년의 DIESEL (feat. Y/Project)
2022년부터 디젤의 수장이 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Glenn Martens가 만들어 낸 2023 FW컬렉션은 실험적이었다. Y/ Project를 이끌고 있는 글렌 마르탱는 이미 MZ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디자이너로, 벨기에 브루게(Brugge) 출신 디자이너다. 그는 2년 전부터 디젤의 크리에이브 디렉터를 맡고 있고 그의 실험적이고 자유분방한 데님의 향현은 이미 Y/ Project에서 검증되었다. 그의 디자인들은 그의 선배, 앤트워프 왕립 예술 학교 출신의 마르지엘라나 앤 드뮐미스터가 떠오른다. 그리고 장 폴 고티에 키즈답게 이번 장 폴 고티에의 오뜨 꾸뛰르까지 맡았다니 시간은 상대적 개념이라지만 그는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시간 속에 사는 건 분명하다. 예전에 디젤의 데님에는 기성품이 아닌 수공예 작품을 보는 듯한 경이로운 느낌을 받았다. 한 피스 한 피스 셈세한 터치가 있다. 과감한 절개라인에 스티치선 하나하나까지 그 한 스타일을 디자인하기 위해 디자이너가 쏟은 정성이 보인다. 예전에 디젤의 디자인실에 대해 들은 얘기는 이태리에 있는 성을 구입해 디자인실로 사용하고 디자이너가 100명쯤 된다고. 한 시즌 기획을 위해 1년 전부터 준비하고 만든다고. 와.. 고성이라니 너무 부럽다! 그런 환경에서 일하면 정말 창의적 영감이 막 샘솟을 것 같다. 그들에 비해 우리는 많아야 6개월, 원자재 수급을 위해 어쩔 수 없는 특종 아이템 정도가 1년(사실 9개월, 많이 줘야 10개월 정도) 시간을 들이는데.. 그 완성도의 차이는 당연하다라며 스스로 합리화했던 적이 있다. 이번 디젤의 RTW는 그의 실험적인 아티스틱한 영감이 수십 년간 쌓여온 디젤의 테크닉의 뒷받침으로 더욱더 완성도 있고 유니크했다. 렌조 로소가 그에게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필요한 건 모든 내가 뒷받침해 줄게 하는 것 같다. 글렌 마르탱의 다음 디젤과 더불어 Y/ Project 까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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