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혼자 사는 모 연예인의 한 발언으로 그 당시 전체 한국 땅에 유행하던 북유럽 스타일 인테리어 트렌드가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로 바뀌는 현상이 발생했다. 대체 미드 센추리 모던이 무엇인지 그 스타일에 대한 정의와 그때의 시대적 무드, 그리고 그 시절 패션 스타일에 대해 포스팅해 보려 합니다.
미드 센추리 모던의 정의
요즘 많이들 좋아하는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은 어느 특정 브랜드의 가구를 지칭하는 듯 몇몇 브랜드들의 가구나 소품들이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한국에 직구로만 구매할 수 있었던 브랜드들이나 더 콘란숍 같은 편집샵들이 하나 둘 한국에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매장에 가서 직접 실물을 영접하면 그 빈티지한 색감과 모던한 디자인에 마음을 빼앗겼다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가격 존에 놀란 기억이 있을 듯하다.
이렇게 빠른 시간에 붐업된 이유엔 또 그 코로나19가 있었다고 하니 반강제적 집콕 생활을 하면서 그 오래 머무는 시간 동안 정작 돌보지 못했던 내 집과 내 주변, 나 자신에 더 많은 애정이 생기고 더 많이 가꾸게 된 부분은 또 코로나19가 준 선순환인 것 같다.
Mid-century modern(MCM)은 1930년 후반부터 60년대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실용성 중심의 미니멀 디자인 운동으로 제품 디자인, 인테리어디자인, 건축디자인 등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그 시기의 중심에 제2차 세계 대전이 있었고 전쟁의 영향으로 인해 부족한 물자의 대체재로 폐기된 군용 원단이나 강철, 합판, 플라스틱, 섬유유리, 아크릴 수지 등 그 당시에 통용되지 않았던 신소재들을 활용해 나무와 믹스해 제품들을 생산했다. 또 전쟁의 여파로 미국으로 건너간 한스 베그너, 아르네 야콥센 등 유럽, 일본의 바우 하우스 디자이너들의 영향으로 실용적이고 미니멀하면서 모던한 스타일의 직선적 디자인과 부드러운 곡선의 유기적 조화가 특징이며 또 대표적으로 짙은 색감의 목재 패널에 자연의 소재들에 영감을 받은 기하학적 패턴과 강렬하지만 톤 다운된 색감과의 조화가 돋보이는 가구나 조명, 타일 등의 소품들이 인테리어의 포인트가 되어 준다.
시대 무드
이 시대 무드를 말하는데 2차 세계 대전과 유럽의 바우하우스 디자이너를 제외하고는 설명할 수 없을 듯하다. 1930년대 40년대의 미국의 분위기는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생활환경의 변화가 크게 이루어진 시기로 집의 크기도 점점 축소되면서 기존의 가구들을 들일 공간이 부족했다. 이로 인해 좀 더 실용적인 디자인의 가구들이나 소품들이 필요했고 이런 무드를 타고 미드 센추리 모던의 실용주의 디자인들이 만들어지고 유행하게 되었다. 1933년 나치 정부로 인해 베를린의 바우하우스 학교가 폐교가 되면서 그곳에 속한 디자이너들이 영국이나 미국으로 흩어지고 일부는 자국으로 돌아가거나 미국으로 망명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미스 반 데어 로에는 일리노이 공과 대학 건축학과, 발터 그로피우스는 하버드 대학 건축학과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렇게 미국으로 번진 바우하우스의 모더니즘 스타일들이 미국에서 인터내셔널 스타일로 자리 잡았고 찰스 임스, 레이 임스 부부가 발전시켰다. 그리고 전쟁 이후 50년대 아이젠 하워 시대는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미국이 부상하면서 호황의 시기를 누리며 문화, 산업 전반에 걸쳐 풍요를 누리게 되었다.
그 시절 패션 스타일
1947년 크리스천 디올이 "뉴룩"(new look)을 발표하면서 그 시대 가장 핫한 스타일로 떠올랐다. 둥근 어깨에 잘록한 허리의 바슈트와 풍성한 풀 스커트로 여성의 보디라인을 돋보이게 하는 스타일로 전시로 인해 물자가 제한되고 여성의 플리츠스커트의 개수나 생산량까지 제한을 받은 실용성이나 기능성이 부각되었던 밀리터리 룩이나 유틸리티 룩에서 벗어나 더 풍성해진 볼륨감으로 여성성을 강조한 디자인이 유행하게 되었고 그 시절 패션계에서도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넘어온 파리의 디자이너들이 뉴욕에 자신의 숍을 열면서 전쟁 중에 미국을 패션의 중심지로 만들고 독창적인 아메리칸 룩을 만들었다. 밀리터리 룩은 각진 어깨와 벨트 디테일이 포인트이고 유틸리티 룩은 미디스커트에 플랫칼라, 5-6개의 앞 단추를 포인트로 하고 세이렌 슈트 점프슈트 그리고 모자, 터번을 두르는 등의 장식을 더한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50년대 미국의 영부인 마미 아이젠 하워가 패션 트렌드 아이콘으로 가장 fashionable 한 영부인으로 부각되었다. 그녀는 취임식 때도 입었을 만큼 핑크 컬러를 즐겼고 그녀가 좋아했던 특정 핑크 컬러는 '마미 핑크'라 불리며 패션뿐 아니라 인테리어에도 사용되었는데 특히 욕실을 핑크 타일로 장식한 "마미 핑크 타일"이라 불리며 전국적인 붐을 일으켰다. 핑크가 여성을 대표하는 컬러로 사용되는데 배우인 제인 맨즈필드와 더불어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미드 센추리 모던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컬러다. 머스터드, 올리브그린, 커피 브라운, 그랑 블루, 오렌지 컬러와 더불어 이 빈티지한 핑크까지 톤 다운된 낮은 채도의 컬러들은 USM haller의 모듈 가구나 폴 헤닝센의 ph5 조명, 아르네 야콥센의 에그 체어 가구나 소품뿐 아니라 여성의 패션에서도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는 오드리 헵번 주연의 고전 영화들을 보면 지금 우리가 입어도 너무나 fashionable 한 스타일들인 패션들을 볼 수 있다. 특히 너무 유명한 "사브리나"나 "로마의 휴일"뿐 아니라 "퍼니 페이스"에서 보인 여성들의 스타일들은 1950년대의 패션 스타일들을 너무 잘 보여주고 있어서 시간 내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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